올해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세수가 50조 원을 넘어서면서, 이를 모아 두는 미래대응기금 규모가 2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래대응기금은 남는 세수를 청년·성장동력·교육·지방 네 분야에 장기 투자하는 '재정 저수지'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식 개편도 함께 걸려 있다. 다만 세부 지출 원칙과 법제화는 아직 남아 있어, 국회 입법과 후속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
정부가 올해 걷힐 세금을 다시 계산해 보니 애초 잡아둔 예산보다 50조 원 넘게 더 들어올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을 초과세수라고 부른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올해 국세수입은 465조 4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73조 9000억 원보다 91조 원 넘게 늘어난 규모이고, 종전 최대였던 2022년 395조 9000억 원도 넘어선다.
문제는 이 돈을 어디에 둘 것이냐다. 한 해 예산은 이미 짜여 있어 남는 세수를 그대로 흘려보내면 이듬해 다시 없어지는 돈이 된다. 정부가 꺼내 든 답이 미래대응기금이다.

Henry Acevedo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단년도 예산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 저수지"로 설명한다. 매년 예산을 새로 짜고 쓰고 마는 구조에서 벗어나, 여윳돈이 생겼을 때 모아 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겠다는 발상이다. 세수가 부족한 해에는 재정 여력을 보충하는 완충 장치 역할도 맡긴다.
기금은 예산과 성격이 다르다. 국가재정법 제5조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자금을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을 때 법률로 기금을 설치하도록 정한다. 다시 말해 미래대응기금이 실제로 굴러가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법이 필요하다.
기금의 재원은 한 가지가 아니다. 내국세가 최근 10년 평균 증가율을 웃돌 때 생기는 추가세수, 올해처럼 예상을 넘어선 초과세수, 세계잉여금을 정산하고 남은 재원, 기금 운용수익이 모인다. 기본 재원만 약 162조 원으로 잡혀 있고, 여기에 올해 초과세수가 더해지면 정부가 굴릴 수 있는 규모는 2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쓰임새는 네 갈래로 나뉜다. 청년 계정은 일자리와 주거, 자산 형성을, 성장동력 계정은 인공지능과 이른바 7대 씨앗 기술 같은 미래 산업을 겨냥한다. 교육·인재 계정과 지방 계정이 나머지를 맡는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분야에 장기 투자하겠다는 그림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기금 신설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가 손질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떼어 주는 방식이었다. 세금이 늘면 교육 예산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였다.
정부안은 이 연동을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새 산식으로 바꾸고, 부족한 차액은 기금의 교육·인재 계정이 메우도록 설계했다. 반세기 넘게 유지된 방식을 바꾸는 것이어서 교육계의 반발과 국회 논의 과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기금의 밑그림은 2026년 8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공개됐다. 다만 그 두 달 전인 6월 말만 해도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 등 초과세수 활용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냈다. 방향이 정해진 것과 세부가 확정된 것은 다르다는 뜻이다.
지금 나온 것은 신설 방침과 큰 틀의 설계다. 기금을 실제로 만들려면 앞서 본 대로 법률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지출 원칙과 운용 방식을 국회가 함께 따지게 된다. 200조 원이라는 규모는 어디에 얼마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쓰느냐가 정해져야 의미가 생긴다.
그래서 지켜볼 지점은 분명하다. 기금 설치 법안이 어떤 내용으로 국회를 통과하는지, 지출 원칙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못 박히는지, 교육교부금 개편안이 원안대로 갈지다. 초과세수 규모를 알리는 뉴스 다음에 이어질 후속 발표가 이 돈의 실제 성격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