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SNS, 입법 전에 지금 쓸 보호 수단 3가지
호주가 2025년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를 금지했지만 한국은 연령 기준조차 확정되지 않은 검토 단계다. 법 시행 뒤에도 청소년 다수가 SNS를 계속 쓴 호주 사례처럼, 가정의 대응 없이는 제도만으로 한계가 있다. 만 14세 가입 기준, 기기·앱 보호 설정, 1388과 스마트쉼센터 같은 공공 상담 창구를 지금 바로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제한 법"은 아직 검토 중이다
호주는 2025년 12월 10일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계정을 막는 법을 시행했다. 처벌 대상은 청소년이나 부모가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 위반 시 최대 벌금이 4950만 호주달러에 이른다. 프랑스는 15세 미만 금지를 의결했고 덴마크·뉴질랜드 등도 비슷한 규제를 추진 중이다.
한국도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법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국회에 계류된 법안들은 기준 연령이 제각각이어서, 2026년 4월 기준 16세 미만 금지가 3건, 15세 미만이 2건, 14세 미만이 1건이었다. 정부는 14세 미만 이용 제한과 함께 14~19세에 대한 추천 알고리즘 노출 제한을 검토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학부모·플랫폼 간담회로 세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호주 e세이프티 기관이 2026년 7월 조사한 결과, 금지법 시행 뒤에도 청소년 10명 중 8명 이상이 여전히 SNS를 쓰고 있었다. 연령 확인이 허술한 탓이다. 법이 생겨도 가정의 대응이 없으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수단부터 정리한다.
지금 적용 가능한 연령 기준

Helena Lopes
새 법을 기다릴 필요 없이 현행 제도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만 14세 미만은 SNS에 가입할 때 법정대리인 동의가 필요하다. 사실상 대부분 플랫폼의 가입 최소 연령이 만 14세라는 의미다. 자녀가 그보다 어리면 계정 자체가 규정 위반일 수 있으니, 가입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주요 플랫폼은 미성년 계정을 따로 관리한다. 인스타그램은 10대 이용자 계정을 기본 비공개로 돌리고 성인의 접촉과 민감 콘텐츠를 제한하는 '10대 계정'을 도입했다. 가입 시 생년월일을 실제대로 입력하도록 지도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보호 설정이 자동 적용된다.
기기와 앱의 보호 설정
플랫폼 단위보다 넓게 통제하려면 기기 설정을 쓴다. 아이폰·아이패드는 '스크린 타임', 안드로이드는 구글 '패밀리 링크'로 앱별 사용 시간, 설치 승인, 취침 시간대 차단을 부모가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 자녀 기기와 부모 계정을 연결해 두면 사용 시간 보고서도 받아볼 수 있다.
설정은 몰래 거는 것보다 함께 거는 편이 오래간다. 왜 제한하는지 설명하고 자녀가 직접 시간을 정하게 하면, 우회하려는 동기 자체가 줄어든다.
막막할 때 쓰는 공공 상담 창구
이미 과의존이 걱정되는 단계라면 전문 상담을 받는 편이 낫다. 세 곳을 기억해 두면 된다.
- 청소년상담 1388: 9~24세 청소년과 그 보호자가 대상이다. 전국 240여 개 센터에서 24시간 365일 전화·문자·카카오톡·온라인으로 상담한다.
- 스마트쉼센터(1599-007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며, 전국 18개 센터에서 스마트폰 과의존 상담과 예방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누리집(www.iapc.or.kr)에서 신청한다.
-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과다 사용 청소년을 위한 가족치유캠프를 운영한다.
부모도 상담 대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아이를 데려가기 전에 보호자가 먼저 전화해 대응 방법을 물어도 된다.
가정에서 정할 규칙의 기준
도구보다 중요한 것은 집 안의 기준이다. 세 가지 축으로 정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 시간: 하루 총 사용 시간과 취침 1시간 전 사용 금지 같은 '끄는 시각'
- 장소: 식탁·침실처럼 기기를 들이지 않는 공간
- 용도: 학습·연락용과 영상 소비용을 구분해 후자에만 한도를 둔다
입법은 연령 기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어떤 법이 통과되든 "몇 시에 끄고, 어디서는 안 쓰며, 무엇에 한도를 둘지"를 집에서 먼저 정해 둔 가정이 가장 덜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