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독사 대책의 틀을 사후 수습에서 사회적 고립 사전 예방으로 바꾸고, 복지부 제1차관을 전담차관으로 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꾸렸다. 다만 아직 실태조사와 5개년 기본계획을 세우는 단계여서 구체적인 지원 제도와 예산이 손에 잡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진행 상황은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법 개정 여부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고독사 대책의 방향을 바꿨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고독사 예방 협의회를 열고, 사람이 홀로 숨진 뒤 수습하는 데 초점을 맞추던 기존 정책을 그 이전 단계인 '사회적 고립'을 미리 막는 쪽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유는 고립이 한 가지 원인으로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실직이나 빚, 불안정한 주거, 건강 악화가 겹치면서 사람이 서서히 관계에서 떨어져 나간다. 일주일 넘게 전화 한 통 오가지 않는 일상은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정부는 노년층 위주였던 시야를 청년·중장년까지 넓히기로 했다.

Max Vakhtbovych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추진 체계다.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사회적 고립 전담차관'을 맡고,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행정안전부·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등 8개 중앙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졌다. 고립 문제를 복지 한 부처가 아니라 고용·주거·교육까지 여러 부처가 함께 다루겠다는 뜻이다.
법도 손본다. 현행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가칭)사회적 고립 예방법'으로 전부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기에 청년·중장년·노년 등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 체계를 만들고, 전국민 대상 캠페인과 '사회적 고립 예방의 날'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대목은 분명히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아직은 '이렇게 하겠다'는 방향과 계획이지, 신청 가능한 제도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 생애주기별 지원의 구체적인 항목이나 예산, 신청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현행법은 절차를 정해 두고 있다. 복지부는 5년마다 고독사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5개년 기본계획을 세운다. 이 큰 계획이 나오면 매년 부처와 시·도가 연도별 시행계획을 만들어 실제 사업으로 옮긴다. 복지부가 10월 31일까지 지침을 통보하면, 시·도지사가 다음 해 시행계획을 12월 31일까지 제출하는 식이다.
이번 발표는 이 순서의 앞머리에 해당한다. 사회적 고립 위험군과 국민 인식을 파악하는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로 범정부 기본계획을 세우겠다는 단계다. 즉 조사에서 계획으로, 다시 매년의 시행계획과 예산으로 이어져야 개인이 체감하는 지원이 나온다.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계획이 실제 제도로 굳어지는지 지켜보려면 확인 창구를 알아두는 게 좋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계획을 기다릴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상담센터(국번 없이 129)나 주민센터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돌봄·안부 확인 서비스부터 문의하는 편이 낫다. 이번 개편은 그 위에 더 촘촘한 그물을 얹겠다는 방향으로 이해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