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응급환자를 받을 병원이 제때 정해지지 않으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수용 병원을 직접 지정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10월 1일 국회를 통과했다. 구급대원이 병원을 일일이 수소문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상황실이 지정 권한을 갖지만, 공포 후 6개월이 지나야 시행되고 현장 전문의들은 배후 진료 역량과 과밀화 문제를 우려한다. 보호자는 중증이 의심되면 119에 신고해 증상과 발생 시각을 정확히 전달하고 안내받은 병원 지정을 따르는 것이 핵심이다.

10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응급의료법 개정안,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이 통과됐다. 재석 219명 가운데 161명이 찬성했다.
핵심은 병원을 정하는 주체가 바뀐다는 점이다. 중증 응급환자를 받을 적정 병원이 제때 정해지지 않으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환자를 받을 병원을 직접 지정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지정된 곳이 '우선수용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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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와 지역 이송체계를 보고 병원을 정했다. 문제는 병원마다 일일이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해서, 거절이 반복되면 이송이 늦어지는 '뺑뺑이'가 생겼다는 데 있다.
바뀐 구조에서는 현장 구급대원이 아니라 상황실이 지정 권한을 갖는다. 응급실과 119 사이에 전용 전화를 두어 수용 능력을 빠르게 확인하도록 한 조항도 함께 담겼다.
대신 병원이 환자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도 명시했다. 시설·장비·인력 같은 자원이 모두 가동 중이어서 환자를 더 받으면 제대로 처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그렇다. 의료진이 응급처치 과정에서 생긴 결과로 형사처벌을 받는 부담도 줄였다. 기존에는 '감면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었는데, 이를 '면제한다'는 필수 규정으로 바꿨다.
주의할 점은 지금 당장 바뀌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개정법은 부칙에 따라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본회의를 통과한 뒤 공포 절차와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하므로, 실제 현장 적용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
일부 보도에서 구체적 시행일이 엇갈리게 나오는데, 확실한 것은 '공포 후 6개월'이라는 유예 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세부 운영 지침은 시행 전까지 하위 규정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법이 통과됐다고 뺑뺑이가 곧바로 사라진다고 보기는 이르다. 한 조사에서 응급의학 전문의의 93%가 이 법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의 핵심은 세 가지다. 응급실 병상뿐 아니라 수술·마취 인력과 중환자실 같은 배후 진료 역량이 실시간으로 바뀌는데 이를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 진료 여건 개선 없이 수용 의무와 처벌만 부과된다는 점, 경증까지 몰리는 과밀화라는 근본 원인이 그대로라는 점이다. 수용을 강제해도 받을 여력 자체가 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가 자리 잡으면 보호자가 직접 병원을 수소문하는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도 응급 상황에서 챙길 기본은 달라지지 않는다.
경증이라면 응급실보다 가까운 병의원이나 응급의료 상담 전화를 활용하는 것이 전체 과밀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법의 효과도 결국 응급실이 중증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