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2030년까지 재난안전 분야 50개 사업에 약 9400억 원을 투입하는 인공지능 전환 종합계획을 9월 27일 발표했다. 이 계획은 주민이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라 지자체의 대피·통제 판단을 돕는 행정 시스템 개편이며, 올해는 부산·영천·인제 세 곳에서만 시범 적용된다. 나머지 지역 주민은 검증이 끝날 때까지 안전디딤돌 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 관할 지자체 공지로 대피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행정안전부가 9월 27일 '범정부 재난안전 인공지능 전환(AX) 종합계획'을 내놨다. 2030년까지 재난안전 분야 50개 사업에 약 9400억 원을 투입한다.
돈이 어디로 가는지 보면 방향이 분명하다. 사고가 난 뒤 복구하던 예산이 위험을 미리 읽어내는 시스템 구축으로 옮겨간다.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AI가 곧바로 분석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 데이터를 정비하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지역에서 돌려보는 시범 서비스다. 이 일은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함께 맡는다.

주민 입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내가 사는 곳이 이번 시범 대상인가다.
올해 공모로 선정된 지역은 부산광역시, 경북 영천시, 강원 인제군 세 곳이다. 이들 지역은 태풍·호우 상황에서 AI가 실시간 기상 정보와 지하공간·저지대 같은 위험 요소, 과거 피해 사례를 분석해 대피와 차단 방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한다. 나머지 지역은 이 검증 결과를 본 뒤 순차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즉 지금은 전국이 동시에 바뀌는 단계가 아니다. 세 지역에서 효과를 확인하고 넓혀가는 방식이다.
시범 지역이 태풍·호우로 좁혀진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하공간 침수나 저지대 고립처럼 짧은 시간에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판단 지원의 효과를 먼저 검증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방식이 성과를 내면 산불이나 산사태 같은 다른 재난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지만, 어떤 재난에 언제 넓힐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체감 시점을 가늠하려면 일정부터 봐야 한다. 시범사업 착수보고회는 9월 8일에 열렸고, 성능 검증은 내년 초까지 이어진다. 전국 확대 시점이나 개인이 받는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이번 발표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여기서 짚어둘 점이 있다. 이 계획은 주민이 신청해서 혜택을 받는 제도가 아니다. AI가 돕는 대상은 지자체와 관계기관이 대피·통제를 결정하는 행정 판단이다. 다시 말해 바뀌는 것은 행정의 뒷단이고, 주민이 받는 재난문자나 앱 알림 자체가 당장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범 지역이라도 초기에는 담당 공무원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는 형태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제도가 자리 잡기 전까지 주민이 직접 챙길 수 있는 채널은 이미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이 시범 세 곳에 들지 않았다면, 당분간은 이 채널들로 대피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