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026년 8월 트라우마로 숨진 소방관 2명을 공식 희생자로 인정했다. 정신적 후유증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첫 사례지만, 재난 희생자 지원과 공무원 순직 인정은 서로 다른 절차다. 유가족은 희생자 인정 창구와 위험직무순직 신청 경로를 나눠서 확인해야 지원을 확정할 수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는 2026년 8월 25일 참사 현장에서 겪은 트라우마로 숨진 소방관 2명을 공식 희생자로 인정했다. 정신적 후유증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소방공무원을 참사 희생자로 결정한 첫 사례다. 이 결정으로 공식 희생자는 162명이 됐다.
남모 소방관은 비번이었지만 비상소집으로 현장에 나가 구조와 시신 이송을 맡았고, 이후 우울·불안·수면장애를 동반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 공무상 요양 신청은 불승인됐고, 그는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났다. 구급대원으로 출동해 환자 분류와 이송을 맡았던 박모 소방관도 PTSD에 시달리다 지난해 8월 사망했다. 특조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과 정신건강의학 전문가 자문을 근거로 판단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2026년 6월 26일, 참사 당시 구조 활동에 참여한 뒤 트라우마로 숨진 상인 백모씨(37)도 희생자로 인정했다. 재난 대응에 나선 사람의 트라우마 사망을 희생으로 보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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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로 인정되면 유가족은 재난안전법과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특별법)에 따른 지원의 근거가 생긴다. 의료·심리 지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이것은 '재난 희생자'로서의 지원이고, 공무원의 '순직' 인정과는 트랙이 다르다.
공무원이 직무로 사망했을 때 받는 위험직무순직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심사를 거친다. 생명·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쓴 직무 수행 중 발생한 재해가 직접적 사인이어야 한다는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트라우마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심의회가 위험직무 요건에 준한다고 인정하는 개별 심사에 맡겨진다.
정신질환은 인과관계 입증이 특히 까다롭다. 증상이 사고 직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 혹은 복직 이후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공무와 질병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받기 어렵다. 남 소방관의 공무상 요양 신청이 한 차례 불승인됐던 것도 이 벽을 보여준다. 희생자로 인정됐다고 순직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두 제도가 별개인 만큼 유가족은 신청 경로를 나눠서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핵심은 '희생자'와 '순직'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트라우마 사망을 희생으로 인정하는 흐름은 만들어졌지만, 유가족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각 제도의 심사를 따로 거쳐야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