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부터 서울대병원을 뺀 9개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바뀐다. 당장은 서류 제출처와 관리 주체가 바뀌는 행정 이관이지만, 목표는 국립대병원을 지역·필수의료 거점으로 키우고 전문의를 서울 대형병원 수준으로 확충하는 것이다. 환자와 직원은 진료 창구 변화보다 인력과 필수의료 기능이 실제로 강화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8월 20일부터 전국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넘어간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시행령'과 '국립대학치과병원 설치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핵심은 서류를 내는 곳이 바뀐다는 점이다. 병원장 추천 때 내는 경영계획서, 출연금·보조금 요구서와 지급신청서, 사업계획서와 예산서 같은 운영 관련 주요 서류를 이제 교육부 장관이 아니라 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한다.
이번 개정에는 조직 운영을 유연하게 만드는 장치도 들어갔다. 법령에 정해진 하부조직 외에도 필요하면 병원이 정관으로 별도 조직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새로 생겼다. 의료 환경 변화에 병원이 스스로 대응할 여지를 넓힌 것이다.
Photo by camera obscura on Unsplash
먼저 오해부터 풀어두는 게 좋다. 이번 변화는 병원을 관리하는 정부 부처가 바뀌는 행정 이관이다. 진료 접수 창구나 진료비 결제 방식, 건강보험 적용이 8월 20일을 기점으로 곧바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직원 입장에서도 소속이 민간으로 바뀌거나 고용 형태가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일은 아니다. 다만 병원 운영과 인사·예산의 보고 라인이 복지부 쪽으로 정리되면서, 앞으로의 정책 방향이 복지부의 보건의료 계획과 더 밀착된다는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왜 옮기는가. 그동안 국립대병원은 관리는 교육부가, 보건의료 정책은 복지부가 맡는 이원화 구조였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이관은 관리 주체와 정책 주체를 하나로 합쳐, 국립대병원을 중증·응급 환자를 책임지고 지역 의료기관 간 진료 의뢰와 회송을 총괄하는 필수의료 거점으로 키우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구체적 지표도 제시됐다. 현재 국립대병원의 전문의는 10병상당 2.3명 수준인데, 이를 서울 대형병원 수준인 4.3명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인력이 실제로 채워진다면 지역에서 중증질환과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넓어진다. 다만 이는 목표치이며, 언제까지 얼마나 채워질지는 앞으로의 예산과 집행에 달려 있다.
이번 이관 대상은 서울대병원을 뺀 9개 병원이다.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병원이 해당한다.
서울대병원이 빠진 이유는 제도적이다. 서울대병원은 다른 국립대병원과 달리 별도의 '서울대학교병원 설치법'을 적용받는다. 이번에 개정된 두 시행령의 적용 범위 밖에 있는 것이다. 지역 의료 강화라는 취지에서 이미 의료 인프라가 두터운 서울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는 해석도 함께 나온다.
지금 시점에서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관리 부처 변경 자체는 8월 20일부터 확정이라는 점, 다른 하나는 환자와 직원이 체감할 변화는 인력 확충과 필수의료 기능 강화가 실제로 예산과 함께 굴러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 조건이라면 당장은 달라진 게 없어 보여도, 지역 국립대병원을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향후 진료 역량 변화를 눈여겨볼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