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광복절에는 특별사면 없이 모범 수형자 1,020명에 대한 가석방만 이뤄졌는데, 사면 준비에 필요한 시간과 교정시설 과밀이 배경으로 꼽힌다. 가석방은 형을 없애는 사면과 달리 형기의 3분의 1을 넘긴 수형자를 조건부로 내보내는 행정처분으로, 교정성적과 재범 위험성 등을 함께 심사한다. 본인이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어서, 진행 여부는 교정시설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2026년 광복절에는 정부 차원의 특별사면이 없었다. 대신 법무부는 8월 10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대상자 1,523명을 심사했고, 이 가운데 1,020명을 적격으로 판정해 8월 14일자로 가석방했다. 471명은 부적격, 32명은 심사 보류였다. 장기수 7명도 포함됐다.
사면이 빠진 이유는 절차와 여건 두 가지다. 특별사면은 대상자 분류 같은 준비에만 한 달가량 걸리는데, 지난해 이미 대규모 사면을 한 터라 시간이 빠듯했다. 여기에 교정시설이 정원을 넘겨 붐비고 여름 폭염으로 수용 여건이 나빠진 상황이 겹쳤다. 요건을 갖춘 수형자를 앞당겨 내보내 관리 부담을 더는 쪽을 택한 셈이다. 참고로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은 83만여 명 규모로, 정치인과 경제인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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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을 이해하려면 두 제도의 차이를 짚어야 한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형 자체를 없애거나 줄이는 조치다. 형이 사라지므로 남은 형기라는 개념도 함께 사라진다.
가석방은 성격이 다르다. 형을 그대로 둔 채 집행만 조건부로 멈추고 사회로 내보내는 행정처분이다. 형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석방 뒤에도 보호관찰 같은 조건이 따르고, 그 기간에 문제를 일으키면 가석방이 취소돼 다시 수감될 수 있다. 사면이 '형을 지우는 것'이라면 가석방은 '형을 남겨둔 채 잠시 문을 열어주는 것'에 가깝다.
가석방의 출발선은 형기다. 형법 제72조는 징역이나 금고를 사는 사람이 행실이 좋고 뉘우침이 뚜렷하면, 무기형은 20년, 유기형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뒤 가석방할 수 있도록 한다. 벌금이나 과료가 함께 선고됐다면 그 금액을 모두 냈어야 한다.
다만 형기 3분의 1을 넘겼다고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시점부터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일 뿐이다.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적격 여부를 가른다.
이번 심사에서 1,523명 중 471명이 부적격을 받은 것은, 형기 요건을 채웠더라도 이런 판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석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석방에서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수형자가 직접 신청서를 내서 받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절차는 교도소가 먼저 예비심사로 요건을 갖춘 적격자를 추리는 데서 시작한다. 이어 교정시설의 장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 적격심사를 신청하고, 위원회 심사와 법무부장관의 허가를 거쳐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보호관찰관이 교정시설을 찾아 대상자와 면담해 사안을 조사한다.
그래서 가석방 여부는 사면처럼 공개된 명단을 조회하는 방식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수형자 본인이나 가족이라면 담당 교도관이나 교정시설의 분류심사 부서를 통해 예비심사 대상에 올랐는지, 진행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경로다. 결정은 개별적으로 통보된다.
정리하면 가석방은 형기 3분의 1이라는 문턱을 넘긴 수형자 가운데 교정성적과 재범 위험성 등을 통과한 사람을 골라 조건부로 내보내는 제도다. 신청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요건을 채우고 심사를 통과해야 열리는 문이라는 점을 기억해두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