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정으로 가격이 떨어진 품목의 농가는 가격 하락분을 보전하는 FTA 피해보전직접지불금을 신청할 수 있고, 2026년 대상은 염소고기 한 품목으로 신청은 이미 마감됐다. 지급액은 하락분의 95% 범위에서 수입기여도를 따져 정해지지만 지난 10년 평균 집행률은 37%에 그쳐 요건을 미리 챙겨야 한다. CPTPP 가입 논의로 보전 품목이 늘 수 있으니 신청 시기와 품목별 보완대책, 상생협력기금 재원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무역협정으로 값싼 수입품이 들어와 특정 품목 가격이 떨어지면, 정부는 그 손해의 일부를 돈으로 메워준다. 핵심 제도가 둘이다. 농사를 이어가는 사람에게 주는 '피해보전직접지불금'과, 더는 수지가 안 맞아 접는 사람에게 주는 '폐업지원금'이다.
이 가운데 매년 가장 많이 찾는 것이 피해보전직불금이다. 수입이 늘어 국내 가격이 기준보다 떨어진 품목을 해마다 새로 정해, 그 품목을 기르는 농가에 하락분을 보전한다. 품목은 고정이 아니라 해마다 바뀌니, 올해 내 품목이 들어갔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출발점이다.

Robson Silva
2026년 피해보전직불금 대상 품목은 염소고기 하나로 정해졌다.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한·호주 FTA 발효일인 2014년 12월 12일 이전부터 염소고기를 생산해 온 농업인과 농업법인이다. 협정 전부터 그 농사를 지어 왔어야 한다는 뜻이다.
금액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다. 기준가격과 올해 국내가격의 차이, 즉 가격 하락분의 95% 범위에서 지급하되 수입이 가격 하락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수입기여도)를 따져 깎는다. 기준가격 자체도 최고·최저값을 뺀 직전 5년 평균가격에 90%를 곱해 잡는다. 그래서 '하락분 전액'이 아니라 그 일부가 들어온다고 보는 편이 맞다.
신청은 두 경로다. 염소고기 생산지 관할 읍·면·동 사무소에 생산·판매를 입증할 서류와 지급신청서를 내거나, 온라인 농업e지(www.nongupez.go.kr)로 접수한다.
올해 신청 기간은 7월 2일부터 8월 3일까지였다. 10월 22일 현재는 이미 마감됐다. 접수 뒤에는 지방정부가 서면·현장 조사를 하고, 10월 중에 최종 대상자와 지급단가를 확정해 12월까지 지급한다. 내년에 내 품목이 선정된다면 같은 흐름을 따르므로, 여름 접수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폐업지원금은 대상 품목과 지급 기준이 그때그때 바뀌어 왔다. 올해 내 품목이 해당하는지는 농식품부 공고나 관할 읍·면·동, 농업e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제도가 있다고 돈이 다 나가는 건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을 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피해보전직불제의 평균 집행률은 37%에 그쳤고, 해마다 지원 품목도 평균 3개뿐이었다. 기준가격 산정 방식이 까다로워 가격이 떨어져도 '보전 요건'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내 품목이 선정돼도 요건과 서류를 미리 챙겨야 하는 이유다.
지금 더 큰 변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논의다. 정부가 9월 28일 내놓은 잠정 예측에서 가입 시 농수산임업 손해는 15년간 연평균 8523억원으로 추산됐다. 과거 6개 FTA의 실제 손해가 연평균 832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대통령은 올해 안에 가입을 신청하지 말라며 농어민 의견을 충분히 들으라고 지시한 상태다. 농가 입장에서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분명하다. 첫째, 가입 신청 시기와 농업계 협의 결과. 둘째, 과수·축산·식량 등 품목별 맞춤 보완대책이 실제로 나오는지. 셋째, 피해 보전의 재원인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조성 상황이다. 민간 출연이 목표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정부 재정 투입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 재원이 얼마나 채워지느냐가 보전의 실효성을 가른다.
결국 새 협정이 체결되면 피해보전직불금의 대상 품목이 넓어질 수 있다. 내 품목이 다음 선정 목록에 오르는지, 신청 기간이 언제 열리는지를 미리 챙겨두는 것이 당장 할 수 있는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