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특검법은 2014년부터 이미 존재하며, 국회 의결이나 법무부장관 결정만으로 열흘 안팎에 특검을 임명할 수 있어 대통령 거부권을 피한다. 이번에 새로 제기된 것은 특검 자체가 아니라, 6개월 기한에 걸려 사건을 무더기로 이첩하는 문제를 풀기 위한 상설 특별수사본부다. 상설 근거는 있지만 상설 조직은 아직 특검이 던진 제안 단계여서, 법안 발의와 권한 범위 논의가 실제 변화의 관건이다.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8월 23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쳤다. 152건을 접수해 126건을 처리하고 58명을 기소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46건과 피의자 150명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어갔다. 권 특검은 6개월짜리 특검으로는 내란처럼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며 상설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제안했다. 여기서 짚어둘 오해가 하나 있다. 상설특검법은 이미 존재한다.

Elina Volkova
2014년 제정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 상설특검법이다. 특검의 근거와 절차를 미리 만들어두고, 사건이 생기면 임명만 하면 되도록 한 제도다. 발동 요건은 두 가지다. 국회 본회의가 의결하거나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결정하면 된다. 그러면 대통령이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 후보 추천을 의뢰하고, 위원회가 5일 안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3일 안에 1명을 임명한다.
지금 정치 사건마다 등장하는 건 대부분 개별특검법이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별도 법을 만들어 국회를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이 경우 대통령이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시작 자체가 늦어지거나 무산되기도 한다. 반면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은 이미 있는 법을 가동하라는 요구여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수 없다. 절차만 밟으면 열흘 안팎에 특검이 임명된다.
| 구분 | 개별특검법 | 상설특검법 |
|---|---|---|
| 근거 | 사건마다 새 입법 | 2014년 기존 법 |
| 대통령 거부권 | 가능 | 불가 |
| 착수 속도 | 수주~무산 가능 | 열흘 안팎 |
다만 상설특검법에도 허점이 있다. 상설특검이 의결돼도 대통령이 후보 추천 의뢰나 임명을 미룰 경우 이를 강제할 규정이 없다. 임명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동을 막을 여지가 남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설특검법이 있어도 특검의 수사 기간은 정해져 있다. 이번 종합특검도 3회 연장 끝에 180일이 한계였고, 그 안에 끝내지 못한 사건이 무더기로 다른 기관에 넘어갔다. 양평고속도로 의혹, 디올백 수사 무마 의혹 등이 그렇게 국수본으로 재이첩됐다. 이첩된 사건은 수사 주체가 바뀌면서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파악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권 특검이 제안한 건 특검이 아니라 여러 수사기관이 참여하는 상설 특별수사본부다. 사건마다 조직을 새로 꾸렸다 해체하는 대신, 장기 수사가 필요한 사안을 이어받아 계속 파고드는 상설 조직을 두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착수 절차 자체가 사라진다. 이미 굴러가는 조직이 사건을 넘겨받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착수를 빠르게 하는 상설 근거(상설특검법)는 이미 있고, 이번에 새로 제기된 건 수사를 오래 이어갈 상설 조직(특수본)이다. 다만 후자는 아직 특검이 던진 제안 수준이다. 법안으로 발의돼 국회 심의에 오른 단계가 아니라, 종합특검 종료를 계기로 필요성이 공론화된 상황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 제도가 되려면 어느 기관이 주도하고 권한을 어디까지 줄지가 남은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