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오른 상황에서도 소매가 상한을 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로 국내 기름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상한과 국제유가의 차액은 정유사가 떠안고 정부가 사후 보전하는 구조여서, 정부는 손실 보전에 4조2,000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했다. 추석 연휴에는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에서 리터당 100원이 추가로 내려가니, 출발 전 오피넷으로 대상과 가격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중동 정세가 다시 나빠지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뛰었지만,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9월 셋째 주 기준 리터당 1,858.6원으로 오히려 18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국제 시세와 국내 가격이 이렇게 반대로 움직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가 국제유가 급등분이 소비자 가격으로 그대로 넘어오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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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는 말 그대로 정부가 판매 가격의 상한을 정해두는 제도다. 상한을 정해두면 국제유가가 아무리 올라도 소비자가 내는 값은 그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산업통상부는 9월 19일 0시부터 4주간 적용되는 10차 최고가격을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정했다. 직전 9차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동결 결정이다. 국제유가가 오르긴 했지만 환율이 내렸고 서민 물가 부담도 커, 상한선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다. 정부가 지정한 최고가격(1,784원)과 실제 주유소 평균 판매가(1,858.6원)는 산정 기준이 서로 달라, 두 숫자가 정확히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발표 자료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분이 소비자가에 그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장치라는 큰 틀은 일관되게 확인된다.
문제는 국제유가와 상한선 사이의 차액이다. 이 차이는 일단 정유사가 떠안고, 정부가 사후에 손실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굴러간다. 상한을 눌러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대신, 그 비용이 재정과 업계로 옮겨가는 구조인 셈이다.
정부는 이 손실 보전을 위해 4조2,000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했다. 다만 실제 부담 규모를 두고는 셈법이 갈린다. 3~6월 1차 손실을 정부는 5,000억~6,000억원으로 추정하는 반면, 업계는 7조~8조원을 넘는다고 주장한다. 산정 기준이 다른 데서 오는 차이다.
효과 자체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가 3~8월 물가상승률을 평균 0.6%포인트 낮춘 것으로 본다. 같은 기간 미국 휘발유 가격이 40% 넘게 뛸 때 한국은 10% 수준의 상승에 그쳤다는 점이 국내외 격차를 보여준다.
가격을 누르는 또 하나의 축은 유류세 인하다. 이달 말 끝날 예정이던 인하 조치는 11월 30일까지 두 달 더 연장됐다. 현재 인하율은 휘발유 15%, 경유와 LPG 부탄이 각각 25%다.
즉 국내 기름값은 상한을 정하는 최고가격제와 세금을 깎아주는 유류세 인하, 두 제도가 겹쳐 눌러주고 있는 상황이다. 두 조치 모두 무기한이 아니라 시한을 두고 연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중동 정세와 재정 부담이 출구를 고민하게 만드는 변수다.
이 제도가 실생활에서 가장 눈에 띄게 적용되는 순간이 명절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에서 기름값을 17일 가격 대비 리터당 100원 추가로 내리기로 했다. 최고가격제로 이미 눌러둔 가격에서 명절 동안 한 번 더 깎아주는 셈이다. 같은 기간 낮 시간대에는 전기차 충전 요금도 할인된다.
장거리 운전을 앞두고 있다면 확인해둘 점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