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민주당과 전장연이 8월 24일 조례명을 '이동편의 증진'에서 '이동권 보장'으로 바꾸고 서울 시내버스를 전량 저상버스로 운행하는 개정을 9월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시혜적 표현을 권리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며, 서울 저상버스 비율은 이미 79.4%로 전량화까지 남은 구간을 조례로 못박으려는 것이다. 조례는 아직 표결 전이고 통과돼도 전량 교체까지 시차가 있어, 그때까지는 특별교통수단과 기존 저상버스 노선을 확인해 이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단어 하나에 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8월 24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발표하며, 기존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의 이름을 '이동권 보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름만 바뀌는 게 아니다. '편의 증진'이 교통약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시혜적 틀이라면, '이동권 보장'은 이동을 권리로 규정한다. 권리로 명시되면 저상버스 도입이나 특별교통수단 확대가 행정의 재량이 아니라 보장해야 할 의무에 가까워진다. 예산 편성이나 노선 계획에서 우선순위를 다투는 근거도 달라진다. 전장연이 오랫동안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것도 이 지점, 이동을 시혜가 아닌 권리로 인정받으려는 요구였다. 이번 대타협에는 2024년 폐지됐던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실제로 전장연은 이번 합의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매주 수요일 버스 탑승 시위는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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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약속은 서울 시내버스를 전량 저상버스로 운행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의 저상버스 비율은 이미 79.4%까지 올라와 있다. 국토교통부가 잡은 전국 목표가 2026년 시내버스 62%인 것과 비교하면 서울은 앞선 편이고, 남은 20%가량을 마저 채워 100%로 못박겠다는 것이다. 다만 저상버스 확대는 지역·차종별 격차가 크다. 같은 2026년 목표라도 농어촌버스는 42%, 마을버스는 49% 수준이라 지방으로 갈수록 체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서 기대와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례는 아직 표결 전이다. 상임위원회 심사가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본회의 의결이 9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통과되더라도 버스는 대·폐차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교체되기 때문에, 조례 시행 다음 날 모든 노선이 저상버스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콜택시 같은 특별교통수단도 하루 운행률을 2030년까지 3분의 2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운전원을 충원한다는 목표라, 체감 개선에는 시차가 있다.
당장 이동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조례보다 지금 있는 제도가 먼저다.
정리하면 이번 조례는 '언제부터 전부 저상버스'라는 스위치가 아니라 방향과 의무를 못박는 장치에 가깝다. 9월 11일 본회의에서 실제로 통과되는지, 통과된 조례에 저상버스 전량화의 시한이 구체적으로 담기는지를 확인하는 게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