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청원은 30일 안에 1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도지사가 직접 답변하도록 돼 있어, 3만 명을 넘긴 추미애 지사 사퇴 청원처럼 동의가 더 쌓여도 제도가 추가로 보장하는 것은 없다. 답변이 이뤄지면 시스템상 청원이 종료돼 추가 동의가 막히고 같은 내용의 재청원도 제한되기 때문에, 동의 숫자보다 답변의 질과 종료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된다. 지자체와 국회마다 성립 요건과 답변 주체가 달라, 청원을 넣기 전에 경기도·서울시·국회 제도의 문턱과 참여 방법을 비교해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자체 청원에 사람이 몰리면 뭔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기도민청원의 경우 도지사가 답변할 의무가 생기는 기준은 1만 명이다. 그 이상 동의가 쌓여도 제도가 추가로 보장하는 절차는 없다.
최근 추미애 경기지사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이 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9월 11일 올라온 이 청원은 사흘 만에 1만 명을 넘겼고 3만 명을 웃돌았지만, 동의가 늘어나는 도중에 조기 종료됐다. 3만이라는 숫자는 여론의 크기를 보여줄 뿐, 그 자체로 제도적 힘을 더 갖지는 못했다.

Michael D Beckwith
절차 자체는 단순하다. 청원을 올리면 적정성 검토를 거쳐 30일간 동의를 받는다. 이 기간에 1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청원이 성립하고, 도지사가 성립일로부터 30일 안에 직접 답변해야 한다.
이 문턱은 원래 더 높았다. 김동연 지사 재임 중 도민 소통을 강화한다며 답변 기준을 1만 명으로 낮추고, 답변 주체도 도지사 직접 답변으로 바꿨다. 문턱을 낮춘 대신 답변의 무게를 키운 셈이다.
추미애 지사 사퇴 청원도 이 기준에 따라 답변이 이뤄졌다. 다만 그 답변이 전날 나온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거의 그대로 옮겼고 청원인이 물은 관사 논란에는 답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불성실 답변 논란이 붙었다. 경기도는 도지사 승인을 거친 공식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쟁점은 조기 종료였다. 청원 기한이 다음 달까지 남았고 동의도 계속 늘던 상황에서, 경기도는 답변을 완료 처리해 청원을 닫았다. 시스템상 답변이 끝나면 추가 동의가 막힌다. 여기에 같은 내용의 청원은 다시 받지 않는다고 공지하면서 재도전 길도 좁아졌다.
제도에는 답변이 부실하다고 다투는 별도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래서 답변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현실적으로 다음 통로를 함께 활용하는 편이 낫다.
숫자만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답변에서 빠진 지점을 특정해 다른 창구로 다시 묻는 방식이 실질적이다.
같은 청원이라도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문턱과 답변 주체가 다르다.
| 제도 | 성립·답변 요건 | 답변·처리 주체 |
|---|---|---|
| 경기도민청원 | 30일 내 1만 명 동의 | 도지사 직접 답변 |
| 민주주의 서울 | 공론장에 1000명 참여 | 서울시장 직접 답변 |
| 국회 국민동의청원 | 30일 내 5만 명 동의 | 소관 상임위 회부 |
서울시는 문턱을 낮춰 공론장에 1000명이 모이면 시장이 답하도록 했고,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안에 5만 명을 채우면 소관 상임위원회로 넘어간다. 다만 상임위에 회부된다고 처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21대 국회에서 5만 명을 넘긴 청원 194건 가운데 실제 처리된 비율은 17%에 그쳤다.
결국 청원의 힘은 동의 숫자 그 자체보다, 요건을 채운 뒤 담당 기관이 어떻게 답하고 후속 조치로 잇느냐에서 갈린다. 청원을 준비한다면 목표한 기관의 성립 요건과 답변 방식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