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월 5일 내년 1월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늦춰 2029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손실을 3년간 이월해 공제하는 제도도 함께 추진한다. 다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 현행법상 시행일은 여전히 2027년 1월 1일이며, 유예는 확정이 아니라 추진 단계다. 과세는 결국 시행되는 만큼 거래내역과 취득가액 기록을 지금부터 보관해 두는 것이 투자자가 챙길 핵심이다.
가상자산 과세가 또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월 5일 브리핑에서 내년 1월로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늦춰 2029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유예를 공식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정부가 수용한 결정이다.
중요한 건 이것이 아직 '추진'이라는 점이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고, 현행법상 시행일은 여전히 2027년 1월 1일이다.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유예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예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추진 중인 방안이다. 참고로 과세는 2022년 시행을 목표로 도입됐고, 이번 연기가 네 번째다.
유예 시점이 하필 2029년인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과의 가상자산 거래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시작돼, 그때부터는 해외 거래소 자료를 과세당국이 직접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즉 유예는 과세를 접겠다는 신호가 아니라, 해외 거래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시점에 맞춰 과세를 시작하겠다는 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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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유예되면 세금 구조 전체가 바뀐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 달라지는 건 시행 시기와 손실 이월공제 두 가지다. 기본공제와 세율은 그대로다.
| 항목 | 현행법 | 정부 추진안 |
|---|---|---|
| 시행 시기 | 2027년 1월 1일 | 2029년으로 2년 유예 |
| 기본공제 | 연 250만원 | 그대로 |
| 세율 | 22%(지방세 포함) | 그대로 |
| 손실 이월공제 | 없음 | 3년간 허용 추진 |
손실 이월공제는 실질적인 변화다. 지금은 한 해에 손실을 봐도 다음 해 이익과 상계할 수 없지만, 도입되면 미국·영국처럼 손실을 3년간 이월해 이후 이익에서 빼고 세금을 계산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자산에서는 세 부담을 꽤 낮추는 장치다.
예를 들어 올해 1,000만원 손실을 보고 2년 뒤 1,500만원 이익을 냈다고 하자. 이월공제가 없으면 1,500만원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1,250만원이 과세 대상이 된다. 이월공제가 되면 과거 손실 1,000만원을 먼저 빼고 남은 500만원에서 다시 250만원을 공제해, 과세 대상이 250만원으로 줄어든다. 같은 수익이라도 세금을 매기는 금액 자체가 달라지는 셈이다.
유예가 확정되더라도 과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29년이든 그 이후든 결국 시행되면, 세금은 '판 가격에서 산 가격을 뺀 차익'에 매겨진다. 이때 산 가격, 즉 취득가액을 입증하지 못하면 차익이 부풀려져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취득가액 입증이 어려운 대표적인 경우가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거래다. 정부가 유예 근거로 든 이유 중 하나도 해외 거래 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거꾸로 말하면, 투자자 스스로 기록을 남겨 두지 않으면 나중에 불리해지는 구조라는 뜻이다. 유예됐다고 과거 거래 기록을 지우거나 방치하면, 과세가 시작될 때 가장 곤란해지는 쪽은 본인이다.
국내 거래소는 거래내역을 보관하지만, 거래소를 옮기거나 폐업하는 경우도 있다. 그 사이의 이동과 매매 기록은 본인이 따로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한 코인을 여러 번에 걸쳐 사고판 경우에는 취득 시점마다 가격이 달라 평균 취득가를 계산해야 하는데, 원본 내역이 없으면 이 계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제도는 아직 움직이는 중이고, 세부 기준은 2028년 상반기까지 더 정해질 예정이다. 확정 발표가 나올 때까지는 '현행법상 2027년 시행'을 기준으로 기록을 관리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