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던 정부안에 여당이 신중론을 펴면서 철회·수정 가능성이 열렸다. 공제가 3억원 줄어드느냐 그대로냐에 따라 같은 집의 과세표준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다. 세율표가 확정되지 않은 지금은 발표안으로 세액을 못 박기보다 과세표준이 어떻게 갈리는지만 짚어두는 편이 낫다.

비거주 1주택자에게 이번 종부세 개편의 핵심은 세율이 아니라 기본공제다. 정부는 8월 3일 세법개정안에서 비거주 1주택의 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안을 냈는데, 여당이 여기에 제동을 걸면서 철회 가능성이 생겼다.
공제가 중요한 이유는 종부세 계산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종부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 합계 − 기본공제) × 공정시장가액비율'로 정해진다. 공제가 얼마냐에 따라 곱하기에 들어가는 금액 자체가 달라진다.

Kevin Yang
공시가격 15억원짜리 집을 가진 비거주 1주택자를 예로 들어보자. 주택분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재 60%다.
공제가 지금처럼 12억원이면 (15억 − 12억) = 3억원, 여기에 60%를 곱해 과세표준은 1억8000만원이 된다. 세부담 상한도 현행 150%가 유지된다. 축소안이 철회되거나 차등이 사라지면 비거주라도 이 계산을 그대로 쓰게 된다.
같은 집이라도 정부안이 확정되면 계산이 달라진다. 공제가 9억원으로 줄어 (15억 − 9억) = 6억원, 여기에 60%를 곱하면 과세표준은 3억6000만원이다. 공제가 3억원 줄었을 뿐인데 과세표준은 1억8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두 배가 된다.
여기에 세부담 상한이 150%에서 200%로 올라가면, 전년보다 세액이 늘어날 때 오르는 폭의 천장도 함께 높아진다. 즉 공제 축소와 상한 인상이 겹쳐 부담이 이중으로 커지는 구조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월 23일 고위당정협의에서 비거주 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고 상한을 200%로 올리는 방안에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당 안에서는 1주택은 거주 여부로 구분하지 말자며 차등 자체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넓게 인정하자는 요구도 있다. 정부안은 취학, 전근, 질병 치료,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을 최장 3년까지 거주로 인정하는데, 당정은 여기에 육아와 가족 돌봄을 더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 예외에 해당하면 비거주라도 축소된 공제를 피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 위 계산은 과세표준까지만 보여준 것이다. 실제 세액은 과세표준에 세율을 매기고 재산세 공제 등을 반영해 정해지는데, 세율 구간을 포함한 최종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 발표안 숫자로 "내 종부세는 얼마"라고 못 박기 어려운 이유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변수다. 현재 60%지만 개정안에는 2027년부터 일반 납세자에 한해 70%로 올리는 방향이 담겨 있어, 이 비율이 오르면 같은 공제라도 과세표준이 더 커진다.
확정 전까지 확인해둘 것은 세 가지다. 거주·비거주 차등이 최종안에 남는지, 비거주 예외 사유와 3년 제한이 어떻게 조정되는지, 그리고 9월 3일 국회 제출 이후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어떻게 손질되는지다. 이 세 가지가 정해져야 비로소 내 세금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