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부터 전 금융권 4890개사가 참여하는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이 가동돼, 사망신고 다음 날이면 고인 명의 금융거래가 자동으로 막힌다. 그동안 일부 금융사는 사망 정보를 월 1회만 받아 확인·차단까지 최대 두 달이 걸렸는데, 이 주기가 매일 1회로 바뀌면서 명의도용 사각지대가 크게 줄어든다. 유가족은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로 고인의 계좌와 재산을 한 번에 조회해 이상 거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9월 11일부터 사망신고를 하면 그 다음 날 고인 명의의 금융거래가 자동으로 막힌다.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이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을 정식 가동한다고 6일 밝혔다.
핵심은 속도다. 유족이 은행마다 찾아다니며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아도, 사망신고 한 번이면 계좌·카드·대출 같은 거래가 하루 만에 정지된다. 고인의 돈을 노린 명의도용이 파고들던 시간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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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망 정보가 금융사에 도달하는 속도였다. 지금까지 일부 금융회사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사망자 정보를 한 달에 한 번씩만 받아 왔다. 사망신고가 실제 거래 차단으로 이어지기까지 길게는 두 달 가까이 걸렸다는 뜻이다.
이 두 달이 위험 구간이었다. 고인의 카드나 계좌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 그사이 돈을 빼거나 대출을 받아도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했다. 특히 창구에 얼굴을 비치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거래에서는, 사망자 명의로 이체를 하거나 소액대출을 받는 일이 서류상 정상 거래로 처리될 여지가 있었다. 가족이 뒤늦게 알아챘을 때는 이미 자금이 빠져나간 뒤인 경우가 많았다.
감사원이 이 허점을 지적한 지 9년 만에야 개선안이 가동되는 셈이다. 사망 정보라는 하나의 데이터를 얼마나 자주 나누느냐가 사기 가능성을 좌우해 온 것이고, 제도가 그 속도를 뒤늦게 따라왔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바뀌는 것은 정보 공유 주기다. 행정안전부가 사망자 정보를 하루에 한 번씩 공유하면, 금융사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거래를 실행하기 직전에 사망 여부를 실시간으로 조회한다. 월 단위였던 확인이 일 단위로, 그리고 거래 시점 확인으로 촘촘해지는 것이다.
적용 범위도 넓다. 이번 시스템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 4890개사가 참여한다. 한 곳만 차단되고 다른 곳은 열려 있는 빈틈을 줄이기 위한 설계다. 다만 이 시스템은 새로 시도되는 거래를 막는 장치이지, 이미 빠져나간 돈을 되찾아 주는 제도는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자동 차단과 별개로, 유족이 고인의 금융 상황을 스스로 들여다볼 수단도 있다.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가 그것이다. 사망자의 예금·대출 등 금융거래내역은 물론 토지, 자동차, 세금, 연금 가입 여부까지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신청은 어렵지 않다.
사망신고를 할 때 함께 신청하면 서류를 한 번 더 낼 필요가 없다. 조회 결과에서 모르는 계좌나 최근 거래가 보이면, 자동 차단이 되기 전 시점의 인출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출발점이 된다. 고령 부모의 금융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생전에 거래 금융사와 계좌를 대략 파악해 두는 것이 사후 확인을 훨씬 수월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