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추락한 공군 조종사를 구조한 스리랑카 근로자의 미등록 체류 범칙금을 전액 면제하고 합법 체류 자격까지 부여했다. 이는 정해진 요건을 갖춰 신청하는 일반 체류 심사가 아니라, 특별공로와 인도적 사유를 개별 심의로 인정한 예외적 결정이다. 미등록 상태에서 범칙금 면제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므로, 본인 상황이 해당하는지는 출입국·외국인청이나 상담 창구로 먼저 확인해야 한다.

2022년 8월 경기 화성 제부도 인근 해상에서 공군 F-4E 전투기가 엔진 화재로 추락했다. 비상 탈출한 후방석 조종사가 바다에 빠졌고, 인근 김 양식장에서 일하던 스리랑카인 루완 씨와 동료들이 양식장 도구로 줄을 끊어 조종사를 구조했다.
문제는 그 뒤였다. 루완 씨는 비자가 만료되면서 미등록 체류자가 됐고, 지병과 실직까지 겹쳐 강제 추방 위기에 놓였다. 미등록 체류는 원칙적으로 범칙금 부과 대상이다.
결과는 반대로 흘렀다. 법무부는 2026년 4월 외국인 인권 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 심의를 거쳐 루완 씨의 미등록 체류 범칙금을 전액 면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G-1 체류자격으로 변경해 합법 체류를 허가했고, 본인이 원하면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통해 국내 취업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2026년 5월 공군참모총장 감사장이 수여됐고, 8월에는 함께 구조에 나섰던 동료 2명이 장기 정주가 가능한 숙련기능인력(E-7-4) 자격을 받았다.

HONG SON
이 결정을 미등록 체류자면 누구나 벌금을 면제받는 신호로 읽으면 곤란하다. 출입국관리법상 체류 기간을 넘겨 머무는 것은 범칙금 통고처분이나 강제퇴거로 이어지는 것이 기본이다.
루완 씨 사례가 달랐던 이유는 국민의 생명을 구한 특별공로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민 생명을 구한 외국인의 헌신에 합당한 예우를 강조했다. 즉 면제의 근거는 '미등록 기간이 길지 않아서'나 '딱한 사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공적으로 입증된 기여였다.
보통의 체류자격 변경은 정해진 요건을 갖춘 본인이 신청서를 내고 소득, 근속, 자격 요건 등을 심사받는 절차다. 요건을 채우면 통과하고, 못 채우면 거절되는 구조다.
이번 건은 그 경로가 아니었다. 루완 씨 본인이 서류를 접수한 것이 아니라, 공군본부 법무실과 정훈실이 사고 조종사의 증언 등 입증 자료를 모아 법무부에 전달했고, 이를 협의회가 개별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했다. 정형화된 신청 창구가 아니라, 사안별로 판단하는 재량적 결정에 가깝다.
그래서 이런 면제는 예측 가능한 제도라기보다 예외에 해당한다. 특별공로나 인도적 사유가 있더라도 그것을 공적으로 입증할 자료와 이를 정리해 줄 기관의 협조가 있어야 논의가 시작된다는 점이 일반 심사와 가장 다른 지점이다.
미등록 체류 상태에서 범칙금이나 체류 문제를 걱정하는 근로자, 그리고 이들을 고용한 사업주라면 막연히 이번 사례에 기대기보다 본인 사정을 정확히 확인하는 편이 낫다.
인도적 사유나 특별공로가 실제로 인정되는지는 개별 심사와 입증에 달려 있다. 확실한 것은, 미등록 기간이 길수록 선택지가 좁아진다는 점이다. 상황이 애매하다면 방치하기보다 먼저 상담 창구를 통해 본인에게 남은 선택지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