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 사후는 거주·돌봄, 의사결정 대리(후견), 재산 관리(신탁) 세 축으로 나눠 준비한다. 성년·한정·특정후견은 자녀의 결정 능력 범위에 따라 갈리고, 가족이 맡기 어려우면 공공후견 지원사업을, 재산은 5억 원까지 증여세를 면제하는 장애인 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 자녀의 결정 능력, 후견을 맡을 사람, 남길 재산의 형태를 기준으로 필요한 제도부터 신청 순서를 잡는 것이 핵심이다.

성인이 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가장 무거운 걱정은 "내가 없으면 이 아이는 누가 돌보나"다. 이 질문은 사실 세 갈래로 나뉜다. 누가 함께 살며 돌볼 것인가(거주·돌봄), 누가 대신 결정할 것인가(후견), 재산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신탁)다. 세 축은 서로 대체재가 아니라 함께 짜야 하는 그물에 가깝다.

Pavel Danilyuk
부모가 함께 살지 못하게 됐을 때의 생활 기반부터 본다.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나 주간활동서비스 신청은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읍·면·동 또는 시·군·구 장애인복지 부서에서 받는다. 어떤 서비스든 장애인 등록이 전제이므로, 아직 등록하지 않았다면 주소지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등록부터 마쳐야 한다. 시설은 수요에 비해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 상담과 대기 등록을 일찍 해두는 편이 낫다.
자녀가 계약, 금융, 의료 동의 같은 법률행위를 스스로 하기 어렵다면 후견제도를 검토한다. 후견은 세 종류다.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 재산과 일상 전반을 폭넓게 보호하는 성년후견, 판단 능력이 부분적으로 남은 경우의 한정후견, 특정 거래나 사건에만 한정하는 특정후견이다.
청구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이 피후견인 주소지 가정법원에 낸다. 법원은 기본증명서와 진단서 등을 받아 본인의 진술을 듣고 의료 감정을 거쳐 후견인을 선임한다.
가족이 후견을 맡기 어려운 경우를 위한 제도가 발달장애인 공공후견 지원사업이다. 만 19세 이상 발달장애인이 대상이며, 본인·가족뿐 아니라 발달장애인지원센터나 복지시설 종사자도 시·군·구에 신청할 수 있다. 후견심판 청구 비용을 연 최대 50만 원까지 실비로 지원하고, 선임된 공공후견인에게는 월 20만 원 수준의 활동비를 지원한다.
남길 재산이 있다면 신탁이 유력한 수단이다. 세법은 장애인을 수익자로 하는 신탁에 증여재산가액 5억 원까지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 특례를 둔다. 다만 요건이 있다. 은행·증권사 같은 신탁업자에게 맡겨야 하고, 장애인 본인이 신탁 이익 전부를 받는 수익자여야 하며, 신탁 기간은 본인 사망 시까지로 설정해야 한다. 부동산이든 금전이든 활용할 수 있고, 장애인을 수령인으로 한 보험금은 연 4천만 원까지 증여세가 비과세된다.
제도는 가정 상황에 맞춰 조합해야 한다. 다음을 기준으로 짚어보면 우선순위가 잡힌다.
세 축을 한꺼번에 완성할 필요는 없다. 자녀가 성인이 되는 시점부터 후견과 신탁을 먼저 설계하고, 거주는 대기 등록으로 여지를 열어두는 순서가 부담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