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이 9월 14일 지역구와 비례대표 구분 없이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을 전면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을 제안했다. 현행 국회법 제29조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겸직을 예외로 허용하고 있어, 실제로 막으려면 헌법이 아니라 이 조항을 고쳐야 한다. 아직은 한 정당의 제안 단계인 만큼, 개정안이 발의돼 상임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는지 지켜볼 대목이다.
기본소득당이 2026년 9월 14일 더불어민주당에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을 전면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구분 없이 모두 막자는 것이다. 하루 전, 이 당 소속 용혜인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자리를 내려놓은 직후에 나온 제안이다.
용 의원은 비례대표 신분으로 장관을 겸하는 데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지적 속에 후보직을 사퇴했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상호 견제 원칙이 중요하다면 지역구 의원에게는 겸직을 허용하고 비례대표 의원만 사퇴를 요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만 문제 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으니 아예 전면 금지하자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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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현행법이 겸직을 막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국회법 제29조 제1항은 의원이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직 외의 다른 직"을 겸할 수 없다고 정한다. 뒤집어 읽으면, 다른 직은 안 되지만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즉 장관은 겸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제를 택하면서도 국무총리 제도처럼 의원내각제 요소를 일부 섞어 두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의원이 장관을 겸하는 일은 관행처럼 이어졌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반복됐다. 용 의원의 사퇴도 법을 어겨서가 아니라 정치적 부담 때문이었다. 법이 허용하는 이상, 겸직 여부는 매번 여론과 정무적 판단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논란이 생겨도 위법이 아니니 결국 개인의 결단에 기대는 구조인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막으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헌법 제43조는 "국회의원은 법률이 정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며 겸직 문제를 법률에 넘겨 놓았다. 허용할지 금지할지를 헌법이 직접 못 박지 않고 국회법에 맡긴 구조다.
따라서 헌법을 손대지 않고 국회법 제29조만 고쳐도 전면 금지는 가능하다. 오히려 학계에서는 대통령제에서 입법부와 행정부의 겸직을 폭넓게 허용하는 현행 조항 자체가 권력분립 원칙과 어긋난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기본소득당의 제안은 이 해묵은 논쟁을 다시 끌어올린 셈이다. 다만 겸직에 순기능이 있다는 반론도 있어, 방향이 정해졌다고 보긴 이르다.
지금 상태는 '제안'이다. 한 정당이 다른 정당에 논의를 제안한 단계일 뿐, 아직 개정안이 발의된 것도 아니다.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려면 몇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거대 양당의 동의 없이는 어느 단계도 넘기 어렵다. 민주당이 이 제안을 받아 논의 테이블에 올릴지가 첫 관문이다. 그전까지는 정치적 주장일 뿐 법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점을 구분해 두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