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16년 만에 다시 꾸려져 12월 3일 특별법 시행과 함께 활동을 재개한다. 이번 법은 친일재산을 이미 매각했더라도 처분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명시해 기존보다 환수 범위가 넓어진 점이 핵심이다. 상속이나 매매로 취득한 토지가 걱정된다면 등기부의 소유권 이전 이력부터 확인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친일재산 환수 업무를 맡는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16년 만에 재가동된다. 근거는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오는 12월 3일부터 시행된다. 1기 위원회는 2006년 출범해 2010년 활동을 마쳤고, 그 뒤 사실상 멈춰 있던 국가귀속 절차가 16년 만에 다시 움직이는 셈이다.
대통령 소속으로 두는 이 위원회는 조사와 환수를 함께 담당하며, 법무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부·산림청이 함께 관여한다. 조사 기간은 위원회 구성일부터 3년 이내이고 한 차례에 한해 2년 연장할 수 있어, 최장 5년까지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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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에서 가장 달라진 대목은 환수 범위다. 과거에는 친일재산으로 확인돼도 이미 제3자에게 팔린 땅은 되찾기가 까다로웠다. 새 법은 친일재산을 이미 매각했더라도 그 처분 과정에서 받은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시했다.
그동안은 친일재산으로 확정되더라도 이미 제3자에게 넘어간 땅을 되찾으려면 거래 상대방의 권리 문제가 걸려 실제 환수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새 법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방식은 재산 자체를 몰수하는 대신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으로 매각 대금을 되돌려 받는 형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정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이해승의 후손이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토지 31필지를 처분해 얻은 78억원을 대상으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땅을 판 뒤 현금으로 바꿔 두면 환수를 피할 수 있다는 기존의 허점을 좁힌 변화다.
다만 '이미 판 땅이면 무조건 환수'라는 뜻은 아니다. 대상은 어디까지나 친일재산으로 확정된 재산이고, 후손이 처분해 얻은 대가를 소송으로 되찾는 구조다. 위원회는 신고자 포상금 규정도 새로 두어 은닉 재산의 제보를 유도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8월 15일 광복절에 2기 조사위가 출범하면 최소 325억원 이상의 친일재산을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아직 확정 환수액이 아니라 위원회 활동을 전제로 한 예상치라는 점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 규모는 조사 대상 확정과 소송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상속이나 매매로 넘겨받은 토지가 친일재산과 얽혔을까 불안하다면, 먼저 그 땅의 소유권이 어떻게 이동해 왔는지부터 보는 게 순서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하면 소유권 이전 연혁, 즉 상속과 매매가 언제 누구 사이에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등기부에 남지 않은 과거 소유자 이력은 폐쇄등기부로 되짚어 볼 수 있다. 취득 시점과 이전 소유자가 조사 대상과 겹치는지 살펴두면, 나중에 통지나 조회가 왔을 때 상황을 훨씬 빨리 정리할 수 있다.
조건별로 보면 판단이 갈린다. 취득 경위와 이전 소유자가 분명하고 친일재산 목록과 무관하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반대로 상속 과정이 복잡하거나 오래전 매매로 연혁이 불투명하다면, 등기 이력을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