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제도

개헌 3단계 절차, 지금은 어디쯤 왔나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단축까지 거론하며 4년 중임·분권형 개헌에 공감을 나타냈지만, 헌법 개정은 발의·국회 의결·국민투표 세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확정된다. 특히 국회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정치권 공감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정족수다. 지금은 발의 이전의 논의 단계이므로, 실제 개헌안이 국회에 상정되는지가 다음에 확인할 지점이다.

개헌 3단계 절차, 지금은 어디쯤 왔나

지금 개헌 이야기가 다시 나온 이유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분권형 개헌에 공감을 나타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8월 13일이다. 다음 날 대통령실은 "국회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 수용성이 가장 높다"며 방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다만 짚어둘 점이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중임제로 개헌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헌법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지금 논의는 이 대통령의 임기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다음 정권부터 적용될 권력 구조를 바꾸자는 이야기다.

그런데 대통령이 공감을 표한다고 해서 헌법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개헌에는 정해진 관문이 있고, 그 문턱이 상당히 높다.

1단계 발의, 누가 개헌안을 낼 수 있나

voting ballot box

Photo by Oxana Melis on Unsplash

헌법 제128조는 개헌안을 낼 수 있는 주체를 둘로 못박고 있다. 대통령, 그리고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다. 지금처럼 대통령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상황이라면 발의 자체는 상대적으로 넘기 쉬운 단계다.

발의된 개헌안은 곧바로 표결로 가지 않는다. 제129조에 따라 대통령이 20일 이상 국민에게 공고해야 한다. 국민이 내용을 미리 알고 판단할 시간을 주려는 절차다.

2단계 국회 의결, 3분의 2라는 진짜 벽

개헌의 성패를 사실상 가르는 곳이 여기다. 국회는 공고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고, 통과 기준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일반 법률이 과반수로 통과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기준이다.

숫자로 옮기면 감이 온다. 재적 300석 기준으로 200석이 찬성해야 한다. 어느 한 진영이 단독으로 채우기 어려운 규모이고,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3분의 1을 조금 넘는 의석을 두고 '개헌저지선'이라고 부른다. 반대편이 이 선만 지켜도 개헌은 국회에서 멈춘다는 뜻이다. 대통령의 공감 발언이 곧바로 개헌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3단계 국민투표, 마지막 관문

국회를 통과해도 끝이 아니다. 제130조는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확정되려면 두 조건을 함께 채워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해야 하고, 그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투표율 요건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찬성 여론이 높더라도 투표 자체에 절반이 참여하지 않으면 부결된다. 국민투표가 확정되면 대통령은 즉시 이를 공포하고, 그때 비로소 개헌이 마무리된다.

단계누가통과 기준기한
발의대통령 또는 재적 과반
공고대통령20일 이상
국회 의결국회재적 3분의 2 찬성공고 후 60일 내
국민투표선거권자과반 투표+과반 찬성의결 후 30일 내

지금은 절차 중 어디쯤인가

정리하면 현재는 세 관문 중 어디에도 진입하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과 일부 의원들 사이에 방향을 놓고 공감대가 오간 논의 단계일 뿐, 공식 개헌안이 발의되지도 공고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 상황을 가늠하려면 순서를 기억해 두면 된다. 먼저 실제 개헌안이 발의돼 국민 공고로 넘어가는지, 그다음 국회에서 3분의 2를 확보할 협상이 이뤄지는지를 보면 된다. 반대로 여야가 권력 구조안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 발의 단계에서 논의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의 발언은 출발 신호일 수는 있어도 결승선은 아니다.

출처

  1. 청와대 “국회 강화 4년 중임제 수용성 가장 높다”… 현직 대통령은 불가
  2. 李대통령 “임기 단축해서라도 분권형 개헌”
  3. 대한민국헌법 제130조 (국회 의결·국민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