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직 후 국민연금이 나오는 63~65세까지는 실업급여,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 재취업 훈련, 연금 가입 유지처럼 시기마다 신청 창이 다른 제도로 공백을 메울 수 있다. 정년연장 입법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은 이 제도들의 신청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소득 공백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기한이 짧은 실업급여와 건강보험부터 확인하고, 재취업 의사와 공백 길이에 따라 연금을 당겨 받을지 유지할지 판단하면 된다.

정년에 맞춰 60세에 회사를 나오면, 국민연금이 나오는 63~65세까지 몇 년을 소득 없이 보내야 한다. 정년연장 입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니, 지금은 개인이 쓸 수 있는 제도로 이 공백을 메우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제도마다 신청할 수 있는 시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건 퇴직 직후 며칠 안에 움직여야 하고, 어떤 건 60세가 넘어야 신청된다. 그래서 '무엇이 있나'보다 '언제 무엇부터 챙기나'가 중요하다. 시기 순서대로 짚어 본다.

Vitaly Gariev
가장 먼저 기한이 닥치는 쪽이다. 회사 사정 등으로 비자발적으로 퇴직했고 퇴직 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에 180일 이상 가입했다면 구직급여(실업급여) 대상이 된다. 50세 이상이거나 장애가 있으면 가입 기간에 따라 최대 270일까지 받는다. 이직한 다음 날부터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정해지므로 미루지 말고 고용24나 고용센터에서 신청해야 한다.
건강보험도 바로 확인한다. 퇴직 전 18개월 안에 직장가입자로 통산 1년 이상이었다면 임의계속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퇴직 다음 날부터 최대 36개월간 직장 다닐 때 수준의 보험료로 유지하는 제도다. 소득과 재산이 반영돼 보험료가 뛰는 지역가입자 전환을 늦출 수 있다. 다만 기한이 짧다. 지역가입자로 바뀐 뒤 처음 받은 보험료 고지서의 납부기한에서 2개월이 지나기 전에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해야 한다.
다시 일할 생각이라면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챙긴다. 직업훈련비를 5년간 기본 300만 원, 취업취약계층은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과정별로 자기부담금이 있으니 고용24에서 지원율을 함께 확인하면 된다. 재취업 상담이 필요하면 고용센터나 중장년 전직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연금 쪽도 손볼 수 있다. 만 60세가 지나 의무 가입이 끝났더라도, 가입 기간이 10년에 못 미치거나 연금액을 늘리고 싶다면 임의계속가입으로 65세 생일 전날까지 보험료를 더 낼 수 있다. 보험료는 전액 본인이 부담하며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한다. 과거 못 낸 보험료를 메우는 추후납부는 60세 이전에 검토하는 편이 유리하니, 퇴직 전에 미리 따져 두는 게 좋다.
공백이 길고 당장 돈이 급하면 국민연금을 최대 5년 당겨 받는 조기노령연금을 택할 수 있다. 대신 대가가 분명하다. 1년 당길 때마다 6%씩, 5년을 당기면 평생 30% 적은 금액을 받는다. 급한 불을 끄는 대신 노후 연금이 줄어드는 거래다.
만 65세가 되면 기초연금도 확인한다.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가 대상이며, 2026년 기준 월 최대 34만 9,700원을 받는다. 복지로나 주민센터, 국민연금공단에서 신청할 수 있다.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기한이 짧은 것부터'다. 실업급여와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은 신청 기한이 촘촘해 퇴직 직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은 재취업 의사다. 다시 일할 생각이면 내일배움카드와 재취업 상담을, 당분간 쉴 생각이면 국민연금 가입을 유지할지부터 본다. 마지막이 연금을 언제 받느냐다. 공백이 짧고 버틸 자금이 있으면 제때 받아 연금액을 지키고, 공백이 길고 소득이 없으면 당겨 받기를 저울질한다. 한 번 당겨 받으면 평생 줄어드는 만큼, 이 결정만큼은 국민연금공단 상담을 거치는 편이 안전하다. 각 제도의 최종 요건과 금액은 신청 전 해당 기관에서 한 번 더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