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월 14일 개헌을 위해서라면 임기 단축도 수용할 수 있다며 4년 중임·연임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개헌은 국회 200석 합의와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해 여당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 취임 후 첫 지지율 데드크로스가 겹친 가운데 야당의 협상 참여 여부가 임기 내 실현의 최대 변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공식 입장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새로운 카드라기보다 대선 공약을 다시 꺼낸 셈이다.
핵심은 권력구조다.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바꿔 중간평가가 가능한 책임정치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나누는 이원집정부제나 의회 중심의 내각제에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선을 그었다.
여기에 대통령 권한 일부를 국회로 넘기는 안도 함께 제시했다. 감사원 관할권과 총리 추천권, 일부 인사권을 의회로 이양하겠다는 것이다. 임기는 줄이고 권한도 나누겠다는 신호인데, 야당의 개헌 참여를 끌어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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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 이 발언은 지지율이 꺾이는 국면에 나왔다. 한국갤럽이 8월 11~13일 실시한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44%, 부정 평가는 46%로 취임 후 처음 역전됐다. 3월 67%에서 다섯 달 만에 20%포인트 넘게 빠진 결과다.
부정 평가의 첫 번째 이유는 부동산 정책으로 30%였다. 6월 9%에서 세 배 이상 늘며 종전 1위 쟁점을 밀어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지율은 개헌의 연료다. 국정 지지가 높을 때는 여론을 업고 야당을 압박할 수 있지만, 데드크로스 국면에서는 "국면 전환용 아니냐"는 역공에 노출되기 쉽다. 개헌이라는 무거운 의제를 끌고 가기에 시점이 우호적이지는 않다.
개헌 절차는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헌법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곧 200석 이상의 찬성을 요구한다. 이어 30일 안에 국민투표에 부쳐 선거권자 과반 투표와 투표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확정된다.
문제는 여당 단독으로는 200석에 닿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발의는 해도 의결에서 막힌다. 앞서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추진한 개헌도 야당 반대로 좌초된 전례가 있다.
결국 임기 내 실현의 최대 변수는 대통령이 아니라 야당의 참여 여부다. 권한 이양 카드가 야당을 움직일 유인이 될지, 아니면 정략적 제안으로 비칠지에 따라 논의의 운명이 갈린다.
'임기 단축'이라는 말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임기 자체가 곧바로 흔들리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제도는 다르게 짜여 있다. 헌법 128조 2항은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그것을 제안한 당시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못박고 있다.
새 임기제가 통과돼도 이 대통령 본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셀프 연장' 논란을 차단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정리하면 지금 확정된 것은 대통령의 의지 표명뿐이다. 국회 특위 구성이나 구체적 시간표는 아직 없고, 국민의힘의 공식 협상 입장도 정리되지 않았다. 개헌이 이번 정부 안에서 실제로 움직이는지 보려면 야당이 협상에 들어오는지, 그리고 여권이 데드크로스를 넘어 여론을 다시 끌어올리는지를 함께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