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은 국무총리와 달리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되며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 그래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은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 보고서 채택 여부보다 청문요청안에 첨부된 재산·납세·범죄경력 자료와 상임위 질의에서 드러난 검증 내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정부가 새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면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시작된다. 여기서 먼저 갈라지는 지점이 있다. 국무총리나 대법관, 헌법재판관은 국회의 동의나 선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각 부처 장관인 국무위원은 그렇지 않다.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아니라 해당 부처를 담당하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청문을 받는다. 예를 들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방위원회,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교육위원회가 맡는 식이다. 국회 본회의 표결도 없다. 이 차이가 뒤에서 설명할 '통과'의 의미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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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의 뼈대는 정해져 있다.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하고 정부가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요청안을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상임위원들은 후보자에게 서면질의를 보내고,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실제 청문회는 그 뒤에 대개 하루 일정으로 열려 후보자를 상대로 질의가 이뤄진다. 청문회가 끝나면 위원회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작성해 채택을 시도한다.
여기서 20일은 국회가 청문을 마쳐야 하는 한도이지 반드시 다 채우는 기간은 아니다. 여야가 일정과 증인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면 청문회 날짜 자체가 뒤로 밀리기도 한다. 국민이 중계로 보게 되는 장면은 마지막 질의 하루에 몰려 있지만, 그 앞에는 자료 요구와 검증이 며칠에 걸쳐 이어진다.
검증의 출발점은 요청안에 첨부되는 서류다.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은 임명동의안 등에 네 가지 항목의 증빙서류를 붙이도록 정하고 있다. 직업·학력·경력,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신고 내역,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 등의 납부 및 체납 실적, 그리고 범죄경력이다.
이 네 가지가 청문에서 다뤄지는 쟁점의 큰 틀을 만든다. 재산 형성 과정, 세금 체납이나 편법 증여 여부, 위장전입이나 논문 문제 같은 사안이 대부분 이 자료에서 파생된다. 병역이나 개별 의혹에 대한 추가 자료는 상임위가 별도로 요구해 확인한다.
여기서 장관 인사청문의 핵심 특성이 드러난다. 소관 상임위의 인사청문 결과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법적으로 구속하지 않는다.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거나 국회가 기한 안에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그 기간 다음 날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다시 기한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 기한이 지나도 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정부들에서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 점은 국무총리와 뚜렷이 대비된다. 총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임명이 확정된다. 표결에서 부결되면 임명 자체가 막힌다. 장관에게는 그런 표결 관문이 없다.
그래서 뉴스에서 쓰는 '청문회 통과'라는 표현은 장관에 한해선 다소 헐거운 말이다. 보고서 채택이 임명의 법적 요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 입장에서 실제로 볼 것은 보고서 채택 성사 여부보다 그 안의 내용이다. 첨부된 재산·납세·범죄경력 자료에서 무엇이 걸렸는지, 상임위 질의에서 어떤 해명이 나왔는지가 판단의 근거가 된다. 채택이 무산됐는데도 임명이 강행됐다면, 그 자체가 여야가 검증 결과를 놓고 합의하지 못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